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둘쨋줄 앉기 싫다”… 리우올림픽 개막식 불참

입력 2016-07-27 10:45 수정 2016-07-28 09:26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AP뉴시스

탄핵심판이 진행돼 직무가 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다음달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리우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의전에 불만이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방송은 26일 호세프가 귀빈석 자리배치 문제 때문에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변인은 “호세프가 귀빈석에서 테메르 권한대행보다 아랫줄에 앉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권한대행이 사실상 현직 대통령이어서 올림픽 개막을 선언하며 제일 높은 자리에 앉게 될 것이고, 호세프는 전직 대통령들과 아랫줄에 배치될 것이란 설명이다.

호세프는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 RFI와 인터뷰에서 “리우올림픽은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내가 유치하고 예산도 마련해 치르는 행사”라며 소홀한 의전에 불만을 드러냈다. 호세프는 이전에는 “룰라와 내가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룰라 역시 개막식에 불참키로 했다고 전했다.

호세프의 불참은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실시될 상원의 탄핵안 최종표결을 앞두고 테메르와 ‘보기 좋게’ 앉아 있는 게 표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테메르가 탄핵을 주도했기에 그와 같은 행사에 참석하고, 게다가 자리까지 아랫줄에 앉게 될 경우 현재의 탄핵정국을 정당화시켜줄 것이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호세프는 상·하원의 탄핵심판 개시 결정으로 지난 5월부터 직무가 정지됐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