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만행에 반대” 인도 인권운동가 16년 단식투쟁 막 내려

입력 2016-07-27 10:04 수정 2016-07-28 09:46
출처: 위키피디아

세계 최장기간 지속된 단식 투쟁이 마침내 막을 내린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의 인권운동가 이롬 샤밀라(43)가 다음달 16년 만에 단식투쟁을 끝낼 예정이라고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샤밀라는 인도 정부군이 분쟁지역에서 저지른 반인권적 행태에 항의하기 위해 2000년 11월부터 단식 투쟁을 벌여왔다. 이 투쟁으로 2007년 세계인권운동가들에게 수여하는 광주인권상을 공동수상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샤밀라의 단식투쟁을 자살과 다름없다 간주하고 코에 튜브를 연결해 강제로 영양분을 주입했다.

WP에 따르면 샤밀라는 26일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 법정에 다음달 9일 단식투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샤밀라는 인도 ANI통신에 “정부가 그 어떤 제대로 된 반응도 내놓지 않아 투쟁을 그만두겠다”며 “내년 열리는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마니푸르 철의 여인’으로 알려진 샤밀라는 분쟁지역에서 군의 권한을 강화하는 ‘군사특별권한법(Armed Forces Act)’에 맞서 싸워왔다. 마니푸르주나 카슈미르주 등 분쟁지역에서 벌이는 군 행위에 기소를 할 수 없도록 해 사실상 법적 제한을 없애는 법이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이 법을 근거로 인도 정부군이 분쟁지역에서 살인과 약탈, 강간 등을 일삼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샤밀라는 이 법에 항의해 단식투쟁을 한 지난 16년 간 자살시도 혐의로 수차례 체포됐다. 하급법원에서 연달아 단식투쟁를 자살로 간주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으나 정부는 항소했다. 경찰의 감시는 계속됐다.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운동이 대표하듯 인도에서 단식투쟁의 역사는 매우 길다. 환경보호론자, 반부패운동가, 인권운동가 등이 단식투쟁을 전술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샤밀라의 지지자들은 단식투쟁을 지속하는 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샤밀라를 지지하는 한 인권단체 활동가는 WP에 “샤밀라는 이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미 최대한의 희생을 치렀다”면서 “(샤밀라를 따라) 우리는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