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윌렛 교수, "브렉시트 세계경제 영향 제한적"

입력 2016-07-27 10:01
브렉시트가 영국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는 27일 전경련회관 45층 한경연 대회의실에서 토마스 윌렛(Thomas D. Willett) 클레아몬트대 교수를 초청해 '브렉시트 이후 유럽경제질서의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윌렛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재무성 부차관보를 역임하고 현재 미국 클레아몬트(Claremont)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토마스 윌렛 클레어몬트대 교수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단기적으로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금융 중심지로서의 런던의 역할도 변화가 없을 것이며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윌렛 교수는 주장했다.

특히 영국의 대(對) EU 수출에 대해 EU의 관세가 파운드화의 평가절하로 상쇄되면서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에 대한 EU의 관세부과에 있어서는“미국과 EU와 같은 수준의 관세협정이 맺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브렉시트가 EU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윌렛 교수는“EU의 경우 역내 대출과 투자, 은행부채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나 마이너스 금리정책은 금융부문의 왜곡을 확대시킬 것”라고 말했다.

그는“ECB의 재정확대 또한 독일의 반대로 인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기침체 심화로 구조조정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독일이 그리스 부채를 탕감하거나 재정이전을 해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EU는 1930년대 세계대공황 시기 미국의 경기침체와 같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윌렛 교수는 “유로존이 확대되면서 EU내 유로존 가입국가들의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EU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은 역내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 시 회원국가들이 독자적인 환율정책과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없다. 유일한 경기부양책이 재정정책이다 보니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국가부채가 늘어나면서 남유럽국가들과 같은 위기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윌렛 교수는“EU가 은행연합과 재정통합 등 기구 확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하고 있지만 결국 실패할 것”이라며, “독일이 재정이전(fiscal transfer)등을 통해 지원할 필요가 있지만 독일의 특성상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유로존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나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브렉시트 이후 EU체제는 큰 개혁 없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겠지만 정치적인 변화에 따른 체제 변화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