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색안경 부대 등장?” 경비대 군인, 돈주 해결사 노릇

입력 2016-07-27 09:21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는 27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인접한 무산지방에는 요즘 들어 폭력을 행사하여 돈을 받아내는 색안경 부대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뉴포커스는 "그들은 시장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 속에 큰돈을 꿔주고 받지 못한 대상들을 물색하여, 돈을 받아주는 대가로 원금의 30%를 챙긴다"고 전했다.

한 통신원은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돈을 꿔주고 거액의 이자를 받는 프로 돈(이자 돈)업자들이 생겨났다"라며 "북한에서 거래되는 프로 돈은 보통 한 달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돈을 제때에 물지 못하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큰 빚을 지게 된다"라며 "그런데 돈 임자들이 받으러 가면 꿔다 쓴 사람의 목소리가 더 높다. 노력해도 돈이 모이지 않는데 별수 없다는 식으로 배짱을 부린다"고 전했다.

일부 돈주들은 주먹이 드센 사람들을 내세워 강압적인 방법으로 돈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택한다고 한다. 돈 임자가 내 세운 사람들은 대부분 주먹이 센 제대군인이나 깡패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색안경을 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며 돈을 받아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색안경(선글라스)에 모자까지 쓰고 자신들의 신분을 드러내기를 꺼린다.

상대를 제압하여 돈을 받으려면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지만, 색안경부대의 경우 피치 못할 사연이 있다. 그들은 다름 아닌 군 복무 중인 국경경비대 군인이기 때문이다. 만약 군인들이 신분이 부대에 알려지는 날에는 생활제대명령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경비대 군인들은 국경지대에 있는 유리한 점을 이용하여 민간 밀수꾼과 결탁하여 커버 비(밀수품을 넘겨주는 대가로 받는 돈)를 받아 이윤을 챙겼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북-중 국경 밀수가 멈추면서 국경경비대원의 돈벌이도 함께 막혀버렸다. 밀수꾼들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거들먹거리며 살던 군인들은 자신들의 유지하던 부유한 생활방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일부 국경경비대원들은 돈 주들의 이자 돈을 받아주는 대가로 이익을 얻는 범죄행위에 가담하게 된 것이다. 군인들이 돈을 받는 과정에는 본의 아니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큰 소리로 싸울 수 있는 환경에 맞다 들리게 된다. 손전화기 사용자가 늘어난 시기라 주변에서 싸움 현장을 사진으로 남겨 보안서에 신고하면, 군인들의 신상에는 큰 위험이 초래된다. 이 모든 것이 군인들이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해야 하는 근본 이유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