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신부 참수 인질범들, 제단서 아랍어로 의식

입력 2016-07-27 08:53 수정 2016-07-28 09:19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북부 센 마리팀의 셍테티엔 뒤 루브래 지역의 성당을 방문해 인질사건을 수습하는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를 듣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프랑스에서 26일(현지시간) 미사를 집전 중이던 가톨릭 신부를 참수한 용의자가 경찰의 감시대상이었으며 범행 당시 전자발찌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시리아에 가려다 두 차례나 체포된 전력도 있었다. 그만큼 프랑스 당국의 감시가 소홀했다는 의미다.

앞서 아델 케르미슈(19)를 비롯한 용의자 2명은 오전 9시40분쯤 프랑스 북부 센 마리팀의 셍테티엔 뒤 루브래 지역 성당에 침입해 신부와 수녀 2명, 신도 2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자크 아멜(86) 신부를 참수했다. 용의자는 이후 경찰에 사살됐다.

자크 아멜 신부
케르미슈는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 시리아로 떠나려다 가족의 신고로 체포돼 프랑스로 송환됐다. 지난해 3월에는 독일에서 체포됐으며 5월에는 터키에서 잡혔다. 이후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전자발찌 착용을 조건으로 지난 3월에 풀려났다. 그는 평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는 외출이 허용됐지만 나머지 시간은 집에 머물러야 했다. 범행을 저지른 시간이 외출이 가능했던 시간대였다.

케르미슈 외 다른 한 명은 알제리 출신 17세 청년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신원은 확인 중이다. 이 용의자의 형제가 시리아로 넘어가 국제수배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범들은 신부를 참수하기 직전 신부를 무릎꿇린 뒤 제단 주변에서 아랍어로 설교를 했다. 심지어 이 장면을 녹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녀는 "경악스럽고 공포스러운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사건 뒤 자신들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사건 현장을 방문해 “테러와의 전쟁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단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