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 해외 법인 설립 급증…절반이 아시아, 그 절반은 중국

입력 2016-07-27 06:00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등에 상장된 기업이 지난해 해외에 세운 자회사가 573개 더 늘어 6330개가 됐다고 금융감독원이 27일 밝혔다.금감원이 12월결산 상장법인의 연결재무제표 공시현황을 집계한 결과, 상장회사들이 지배적 위치에 있는 자회사(종속회사)는 모두 1만327개였는데 이 중 60%가 넘는 6330개사가 해외에 있었다. 해외 자회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는 397곳이, 코스닥 시장 상장회사는 176곳이 더 늘었다. 그만큼 해외 투자를 늘렸다는 의미다.
이 중 연결총자산 상위 100사의 해외 자회사 분포 현황을 살펴보니, 절반이 아시아 지역에 있었고 다시 그 절반이 중국에 있었다. 상위 100개사의 해외자회사 3186곳 중에서 아시아 지역에 세운 회사가 49.7%인 1584곳이었는데, 이 중 절반이 약간 넘는 845개 회사가 중국에 세워졌다. 상위 100개사의 전체 해외자회사 중 중국 내 자회사 비중은 26.5%로 미주지역(865개사 27.2%)을 약간 밑돌았다.
유럽에 세워진 자회사는 538개로 전체의 16.9%였고 나머지는 아프리카 중동 대양주 등이었다.
금감원은 “해외에 새운 자회사가 늘어나면서 자회사가 설립된 나라의 회계 감독이 취약할 경우 연결회계정보의 신뢰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회사가 설립된 지역의 회계 규정을 악용해 국내 모기업의 부실을 숨기거나 거래내역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상장법인이 연결재무정보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 인력을 운용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외자회사가 늘어나면서 회계법인 등의 외부감사도 더 어려워졌다. 해외의 감독수준과 경제상황까지 감안해야 하고, 필요하면 해외에서의 거래내역과 장부 내역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국제감사기준에서는 국내 모회사의 감사인에게 감사의견 책임이 있다”며 “감사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