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갈등 비음산터널 8년째 표류

입력 2016-07-26 15:35
경남 창원시 사파동과 김해시 진례면을 잇는 가칭 ‘비음산터널’ 개설사업이 8년여가 지나도록 착공도 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민간업체인 비음산터널㈜(대표사 대우건설)은 2008년 이 터널을 개설하겠다며 김해시에 제안했지만 창원시의 일관된 반대에 부딪혀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창원시의 반대는 터널이 개설되면 창원지역 인구가 김해로 대거 유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김해시는 경남도의 중재나 창원시의 입장 변경만 기다리고 있다.

김해시는 광역도시를 추진하는 창원시가 두 도시를 연결하는 터널개설 문제를 단순히 인구유출이라는 좁은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두 도시 모두 공동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 먼 미래를 보고 통 큰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당시 민간사업자인 대우건설은 터널개설 기간을 4년으로 잡고 운영방식은 30년(BTO방식)간 민간사업자가 통행료를 받고 기부채납 하는 형식을 제안했다.

민간사업자와 김해시는 창원시 토월IC~김해시 진례를 잇는 총사업비 1461억 원의 제1노선안(길이 5.9㎞, 폭 20m)을 창원시에 제안했지만 창원시는 주민반대와 교통체증 문제를 들어 반대해 노선안 자체가 무산됐다.

이에 민자사업자는 창원 사파IC~진례를 연결하는 2048억 원의 사업비가 드는 제2노선안(길이 7.8㎞, 폭 20m)을 제안했다.

그러나 창원시는 이 역시 주민들의 반대를 들어 지난 2014년 10월 창원 쪽 터널 시작지점 일대를 사파도시개발지구로 지정해 물거품이 됐다.

민간업체는 2015년 3월 창원 용동에서 김해 진례면 송정리를 잇는 사업비 1633억 원을 투입하는 제3안(길이 4.1㎞, 폭 20m)을 마련해 또다시 창원시에 제시했으나 시는 제3안도 같은 명분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창원시가 반대하는 이유로 터널이 개설되면 시가지 교통혼잡과 용추계곡을 비롯한 자연환경 훼손,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꼽고 있다.

여기다 창원시 동읍 우회도로와 창원~부산 간 민자도로(창원 제2터널)까지 개통했는데 비음산터널까지 개설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다.

이에 대해 김해시는 김해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비음산터널 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창원시가 광역도시가 되려면 인근 도시 간 광역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창원시의 입장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김해시는 도로 기반시설 확충으로 창원시와 김해시가 동반 성장해 명실상부한 경남 동부권역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인식하고 창원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두 도시가 공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