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도 데려가!" 폭염 속 차안에 방치된 소녀 사망

입력 2016-07-26 00:01

미국에서 '열돔'(heat dome) 현상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주말에 27개 주(州)가 폭염 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4살 된 어린이가 4시간 동안 차안에 방치돼 사망했다.

지난 23일, 미국 지역방송 폭스8(fox8.com)은 펜실베니아에서 4세 소녀가 차안에서 4시간동안 방치돼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4살 된 아이를 키우는  A씨는 평소 아이를 데이케어 센터에 데려다준 뒤 출근을 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23일, A씨는 뒷좌석에 아이가 탄 것을 깜박 잊고 회사에 출근했다. A 씨는 오후 3시 30분까지 회사에서 나오지 않았다.

아이는 A씨가  차로 돌아온 뒤 발견됐다. 4시간 동안 차안에서 방치된 아이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었다. A씨 구급차를 불러 지역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아이는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더위와 산소 결핍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6월 텍사스 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생후 6개월 된 딸을 차량의 뒷좌석에 방치했다가 사망했다. 

이 남성은 생후 6개월 된 자신의 딸을 차량에 방치해 둔 채 집안에서 4시간 동안 낮잠을 잤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텍사스의 최고 기온은 32도였다. 아이가 숨질 당시 차량 내부 기온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뒤늦게 데려온 딸이 의식이 없자 냉장고에 넣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구급대원들까지 나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이미 아기는 사망한 뒤였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미니밴으로 두 자녀를 유치원에 등원 시킨 뒤 뒷좌석에 막내 딸이 타고 있는걸 깜박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단체 키즈앤드카스에 따르면 기온이 35도가 넘으면 폐쇄된 차량 안 공기는 70도 넘게 치솟는다. 매년 여름 평균 37명의 어린이들이 차 안에 남겨져 열사병으로 죽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이들의 체온 변화 속도는 성인보다 3~5배 빠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차 안에 방치된 아동을 발견했을 경우, 아이가 탄 좌석 반대편 유리창을 부순뒤 아이를 구조해야 한다"며  "여름철 차 안에서 쉴 때 창문을 열고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