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은 트위터, 무리뉴는 포켓몬Go… “하지마”

입력 2016-07-26 00:03 수정 2016-07-26 00:03
조제 무리뉴 / 사진=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를 제한적으로 금지했다. 선수들에게 “킥오프 48시간 이전부터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스타와 포르투갈 아볼라는 25일 “무리뉴 감독이 포켓몬고에 몰두한 선수들에게 킥오프 48시간 이전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데일리스타는 “이미 많은 축구선수들이 포켓몬고를 즐기고 있지만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이 전술 훈련에 집중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맨유 관계자는 “무리뉴 감독이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맺길 원한다. 선수들이 게임보다는 쉴 때 제대로 쉬고,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자세를 갖길 원한다”고 말했다.

 포켓몬고는 미국 AR 개발사 나이앤틱과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의 자회사 포켓몬컴퍼니가 공동으로 제작한 게임이다. 지구위치측정체계(GPS)와 구글 맵을 탑재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만화에서만 봤던 포켓몬 사냥을 현실로 즐길 수 있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도 정보의 해외반출을 제한해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강원도 속초, 울산 등 일부 가능한 지역이 관광특수를 누릴 정도로 포켓몬고의 인기는 뜨겁다.

 축구선수들도 이 열기에 동참했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스트라이커이자 유로 2016에서 프랑스를 준우승으로 이끈 앙투안 그리즈만이 SNS에 포켓몬 캐릭터 피카츄를 자신에게 합성한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선수단 버스 안에서 이 게임을 즐긴 독일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사진이 공개됐다.

알렉스 퍼거슨 / 사진=국민일보 DB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한 기자는 전국의 프리미어리그 홈구장을 찾아 포켓몬고를 실행한 결과를 소개했다. 가장 특수를 누릴 만한 곳은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브리지다. 쏘드라와 마그마 등 희귀한 캐릭터들이 발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모두 축구계로 뻗힌 포켓몬고의 인기를 증명하는 해프닝들이다.

 무리뉴 감독의 ‘포켓몬고 킥오프 48시간 금지령’은 과거 맨유의 사령탑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경이 트위터에 부적절한 글을 적은 웨인 루니를 꾸짖으면서 “그게 아니어도 할 일은 많다. 차라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길 바란다. 그것(트위터)은 시간낭비(한국에서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로 알려진 말)”라는 말과 함께 또 하나의 맨유 사령탑 어록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