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메일 해킹이 러시아짓?… 트럼프 “농담마라”

입력 2016-07-26 00:12 수정 2016-07-26 00:12
사진=AP뉴시스 자료사진.

미국 민주당의 경선과 전당대회를 주관하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건으로 당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 메일 해킹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DNC 이메일 해킹이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대선 경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당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지지하고,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방해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해킹해 지난해 공개한 사건을 말한다.

클린턴 선거캠프 실장인 로비 무크는 24일(현지시간)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러시아가 우리 당 메일 시스템에 침입했으며 문제의 이메일을 위키리크스에 공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를 돕기 위해 러시아가 우리에게 말썽을 일으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위키리스크에 메일이 공개된지 수시간만에 백악관도 민주당 이메일이 러시아에 의해 해킹된 정황을 살펴보기 위해 고위 보안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WP는 미국 언론 가운데 클린턴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매체다.  다만 WP는 러시아 해킹설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보안전문가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러시아 해킹설은 바보같은 주장”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트럼프는 “푸틴이 나를 좋아해 민주당을 해킹했다는 희한한 농담이 돌고 있다”면서 “클린턴이 민주당 이메일 스캔들에 깊숙이 관여한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클린턴 선거캠프에서 ‘급한 불 끄기' 차원으로 러시아 해킹설을 언론에 흘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메일이 공개된 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반발하는 등 전당대회가 파행으로 치러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