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의 당권 도전 걸림돌은 낮은 인지도다. 5선 의원으로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문화부장관 시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지만 알아보는 사람이 적다. “2004년 탄핵정국 때 천막당사를 주도하고, 삼고초려로 박근혜 대통령을 모셔왔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정병국”이라고 소개해야지만 “아~”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정치적 소신 때문에 변변한 당내 조직 하나 만들지 못했다. 이래저래 불리한 여건이지만 총선 참패로 흔들리는 당을 추슬러 정권 재창출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내가 나설 때’라는 확신엔 변함이 없다. 조직·공천개혁 등 혁신플랜은 어떤 후보보다 구체적이다. 정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장 쇄신파라는 수식어 앞에 ‘실천력을 갖춘’이라는 말을 꼭 넣어달라고 했다.
-당 상황을 진단한다면.
“2004년 천막당사 때보다 어렵다. 대구·경북 당원들까지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에 대한 청와대와 대통령의 대응을 비난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문제는 위기 상황에 공감하지 않고 저항하는 세력이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패권주의를 앞세워 편 가르기를 하고 구태에 안주하려는 세력이 있다.”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보나.
“그동안 당청 관계는 협력이 아닌 일방적이었다. 그러다보니 여야 관계도 일방적이 됐다. 그 사이에 낀 새누리당의 존재감은 없어졌다. 인사문제 등에 있어서도 당의 목소리를 조기에 전달해 본 적이 없다. 패권주의에 안주하려는 세력들이 대통령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대통령과 당과의 관계, 대통령과 국민과의 관계를 왜곡시킨 측면이 없지 않다.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도 마찬가지다. 다 함께 만든 대통령을 친박의 대통령, 그것도 부족해 진박(진실한 친박계)의 대통령으로 국한시키지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올려놓고 반성해야 한다.”
-비박(비박근혜)계 후보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단순히 비박이기 때문에 단일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청원 추대론’ 같이 친박 패권주의자들이 모여 뭔가 하나 만들겠다고 하면 대항해서 깨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굳이 꼭 그래야(단일화해야) 하는가. 다만 각자도생하다가 지향하는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그 때는 고려해볼 수는 있다.”
-당 개혁에 대한 복안은.
“정치 입문 후 혁신 최전선에서 성과를 내왔다. 성과는 실천과 혁신이 연결돼 이뤄진 것이다. ‘제2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당을 혁신적으로 운영하겠다. 현장 정치를 하겠다. 일주일에 한번은 전국을 순회하면서 시·도당 최고위원 연석회의를 하겠다. 또 최고·중진 연석회의에 잠재적 대권주자가 참여하는 회의체를 만들어 잠룡들의 능력과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
-당 조직 및 공천 혁신 복안은.
“당원이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게 당을 재정비하겠다. 지구당을 부활시켜 원외 위원장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겠다. 상향식 공천도 법제화하겠다. 비례대표 60%는 여성위·청년위 등 당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 충원하겠다.”
-개헌에 대한 생각은.
“정치 난맥상을 바로잡고 사회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87년 체제’의 틀을 바꿔야 한다. 특위를 구성해 개헌 로드맵을 만들겠다. 내년 4월 실시되는 재·보궐 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게 시기적으로나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좋은 방안이다.”
한장희 전웅빈 기자 jhhan@kmib.co.kr
[정치인사이드] 비박계 당권주자 정병국 "남원정의 정병국~"
입력 2016-07-25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