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사일 요격’ 이례적으로 방송… 사드 맞대응

입력 2016-07-25 16:05
중국 관영 CCTV가 24일 저녁 메인 뉴스프로그램 ‘신원롄보’에서 2013년 진행된 지상발사 중간단계 미사일방어 실험 장면을 공개했다. CCTV 방송 캡처

중국이 자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으로 미사일 요격 실험에 성공하는 장면을 처음 공개했다. 이미 몇 년 전 진행된 실험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결정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CCTV는 24일 저녁 메인 뉴스프로그램 ‘신원롄보’에서 2010년과 2013년 중국군이 진행했던 지상발사 중간단계 미사일방어 실험 장면을 공개했다. 모두 미사일 요격용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훙치19’다.

훙치19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CCTV 방송 캡처

 이번 보도는 미사일방어 분야 전문가 천더밍 연구원의 업적을 소개하며 해당 영상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방송에는 서북지역 모 기지에서 천 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카운트다운 후 요격미사일이 하늘로 치솟아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장면도 있다.

중국 미사일방어 분야 전문가 천더밍 연구원. 광명망

 CCTV는 올해 49세인 천 연구원이 서북지역 기지에서 26년 동안 근무하며 미사일 방어 실험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천 연구원은 2010년 미사일방어 실험에 성공한 뒤 2013년 2차 실험의 성공적 결과를 이끌었다. 첫 실험 성공 이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로부터 ‘일등공(一等功·최고 등급 표창)’을 받았다. 천 연구원은 방송에서 “미사일방어는 전략적 방어의 견고한 방패이자 대국 간 게임의 중요한 바둑돌”이라면서 “보유와 미보유는 완전히 다르다”고 역설했다.

 중화망 등 중국 언론들은 중국의 이례적인 미사일 요격실험 장면 공개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지역 안전과 안정에 분명한 영향이 일어나고 있다”며 사드와의 연관성을 부각시켰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