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시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간 89㎢를 태우고 번져가고 있다고 LA타임스(LA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불은 지난 22일 오후 2시쯤 LA 북쪽 50㎞ 떨어진 샌타클라리타 밸리 지역에서 발생했다.
현재까지 여의도(9.2㎢)의 30배 면적이 ‘검은 산’으로 바뀌었다. 1500여 가구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고 주택 18채가 전소됐다. 산불이 번진 아이언 캐년 도로에선 시신 1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사당국은 화재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LAT는 수년간 이어진 가뭄에 험한 지형, 최근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에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1600여명과 항공기, 헬기를 동원해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진화율은 10%에 불과하다.
열돔현상은 고기압이 정체되면서 생성된 뜨거운 열기가 마치 돔에 갇힌 듯 지면을 둘러싸 고온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이날 이 지역 최고기온은 41.1도까지 치솟았다.
CNN방송에 따르면 열돔현상으로 27개주에 폭염 경보가 내려졌고 1억1400만여명이 영향을 받았다. 열돔현상이 발생하면 평년보다 5∼10도 이상 기온이 상승한 날이 며칠씩 이어져 야외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미국에선 USA를 ‘유나이티드 스웨츠(sweats·땀) 오브 아메리카’라고 패러디한 글귀까지 등장했다. 기상당국은 26일까지 평균 38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