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책/세라 메이틀런드 지음/홍선영 옮김/마디
“나는 침묵이 신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신이 침묵일 것이다. ‘순수하고 무한한 빛의’ 반짝이며 회전하는 고리일 것이다. 신이 말하는 것은 ‘동사’, 행동일 테지만 신은 완벽한 자기 소통이 되고 삼위일체 안에서 사랑으로 가득하니 고요할 것이며, 따라서 침묵할 것이다. 신은 침묵이다.”
‘침묵의 책'은 침묵이 불러오는 어둠과 기쁨, 침묵의 문화사, 침묵의 매력을 찾는다. 이는 침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자 모험가, 사막 은둔자 등 인류가 겪어온 다양한 침묵 경험을 되짚어가는 지적 여정이다. 이 책은 소음에 중독된 세계에서 침묵의 의미를 말한다.
저자 세라 메이틀런드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논픽션 작가다. 서머싯 몸 상 수상 작가이기도 한 그는 영국 상류층 집안에서 큰딸로 태어나 누구보다 대화를 좋아하는 여성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40대 후반, 가톨릭 신부가 되겠다는 남편과의 이별이 그를 변화시켰다. 그는 소란스러운 삶과 도시를 떠나 침묵과 사랑에 빠진다. 한적한 시골생활에서 생전 처음 혼자 남아 정원 가꾸기와 기도를 통해 서서히 침묵을 배워나갔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 책을 “자서전과 여행기, 명상과 에세이가 뒤섞인 기교 넘치는 책으로 도시의 난리법석에서 벗어나 밀도 높은 고독으로 향하는 여정을 그린다”고 평했다. 500쪽이 넘는 이 책의 한결같은 주제는 침묵이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침묵이 아닌, 인간의 심연을 찾아가는 여행으로 읽힌다.
김도영 인턴기자 jonggyo@gmail.com
[미션책꽂이] 소음에 중독된 세계에서 침묵의 의미는
입력 2016-07-25 15:00 수정 2016-07-25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