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리우올림픽) 개막을 열흘여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최전방 공격수 석현준(25·FC포르투)과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23·광주FC)이 부상을 당했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의 전·후방에서 중책을 맡은 핵심전력들이다.
신태용(46) 감독이 지휘한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버본아티바이아 훈련장에서 실시한 이라크와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0대 1로 졌다. 지난 19일 상파울루에 도착해 한국보다 12시간 늦은 시차와 남반구의 다른 계절 등을 엿새 동안 적응한 대표팀은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또 다른 본선 진출국 이라크를 첫 번째 트레이닝파트너로 삼았다.
현지적응을 위해 몸 풀기 수준으로 훈련장에서 실시한 평가전이었다. 신 감독은 프리시즌 일정 탓에 아직 대표팀으로 합류하지 않은 에이스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선수들을 번갈아 활용해 몸 상태를 점검했다. 하지만 이라크의 태도는 달랐다. 실전처럼 경기에 임했다. 중동축구 특유의 거친 태클과 앞뒤 가리지 않는 충돌로 우리 선수들을 압박했다.
급기야 부상이 속출했다. 이찬동은 전반 24분 거친 태클에 걸려 오른쪽 발목을 붙잡고 쓰러졌다. 석현준은 전반 37분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타격을 당해 왼쪽 늑골을 다쳤다.
석현준은 신 감독이 유연한 공격전술을 구사하기 위해 와일드카드로 차출한 스트라이커다. 신 감독은 그동안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지만 올림픽에선 석현준을 최전방에 고정하고 손흥민이나 황희찬(20·잘츠부르크)을 투톱으로 붙인 4-4-2 포메이션을 병행할 계획이었다. 원톱이든 투톱이든 석현준은 최전방에서 뛸 예정이었다.
이찬동은 공수를 조율할 후방의 핵심전력이다. 압박수비와 역습을 주요 전술로 채택한 신 감독에게 이찬동의 역할은 중요하다. 신 감독이 당초의 계획과 다르게 와일드카드 수비수를 2명에서 1명으로 축소하면서 이찬동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신 감독은 “부상을 조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2명이나 발생했다”며 “상대(이라크)의 배려가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석현준과 이찬동은 현지 병원에서 몸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동의 에이전트는 “큰 부상은 아니다. 이찬동과 직접 연락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말을 전해들었다”며 “다만 나머지 한 번의 평가전에서 출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석현준도 부상으로 교체될 때 걸어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신태용호는 오는 30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스웨덴과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8월 5일 오전 8시 피지와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시작으로 2회 연속 메달을 향해 달려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