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목적은 몸 풀기였지만 이라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거친 태클과 앞뒤 가리지 않는 충돌로 실전보다 치열하게 우리 선수들을 쓰러뜨렸다. “경기가 빨리 끝나기만 바라고 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버본아티바이아 훈련장에서 실시한 이라크와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0대 1로 졌다. 대표팀이 2016 리우올림픽 개최국 브라질로 입성하고 가진 첫 번째 평가전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몸이 덜 풀린 상태로 평가전을 소화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잘못 고른 트레이닝파트너였다. 이라크는 한국 일본과 함께 올림픽 본선으로 진출한 아시아 3개국 중 하나다. 거친 플레이로 악명이 높은 중동 국가다.
우려대로 거칠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광주),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공격수 석현준(포르투)이 이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이찬동은 전반 24분 이라크의 거친 태클에 쓰러져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석현준은 전반 37분 수비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좌측 늑골에 타격을 입었다.
이찬동은 와일드카드를 수비수 1명으로 줄이면서 비중이 높아진 대표팀 수비의 핵심 선수 중 하나다. 석현준은 신태용 감독이 와일드카드 공격수로 발탁한 핵심 공격수다. 원톱이든 투톱이든 최전방에서 뛸 예정이었다. 두 선수의 부상이 심하면 대표팀은 큰 전력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은 “스코어에 신경을 쓰지 말고 부상을 조심하라고 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2명이나 발생해 상당히 걱정된다”며 “우리가 상대를 보호해야 상대도 우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선수들에 강조했다. 하지만 상대(이라크)엔 그런 배려가 없었다. 어찌해야 할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은 “석현준과 이찬동은 내일 오전(한국시간 이날 오후) 엑스레이를 찍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경기를 관전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가 빨리 끝나기만 바라고 있었다”고 했다. 그만큼 이라크의 플레이는 거칠었다.
대표팀은 30일 오전 8시(한국시간) 스웨덴과 2차 평가전을 갖는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8월 5일 오전 8시 피지와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시작으로 메달을 향해 달려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