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23일(현지시간) 이메일 해킹 사건과 관련해 DNC 위원장인 데비 와서먼 슐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을 전당대회 의장직에서 해임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앞서 폭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슐츠를 비롯한 DNC 인사들이 대선 경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조직적으로 지지하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방해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해킹해 공개했다.
초반부터 해임 사태가 빚어지면서 '화합의 장'으로 치르려던 전당대회가 초반부터 극심한 혼란 양상으로 출발하게 됐다. 특히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반발하면서 당을 결집시키려던 클린턴의 당초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DNC는 사태의 파장을 우려해 슐츠가 갖고 있던 전당대회 사회권도 박탈하고 대신 마르시아 퍼지 하원의원으로 교체했다. 슐츠가 사회를 봤다간 샌더스 지지자들의 반발로 전당대회가 난장판이 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립을 지켜야 할 슐츠와 DNC 인사들은 이메일에서 클린턴을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샌더스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았다. 이런 편향성 때문에 경선 과정 내내 클린턴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메일이 공개되자 샌더스 지지자들은 전당대회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거리 곳곳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전당대회장 안에서도 소란을 피울 우려가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