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강제 결혼식날' 서럽게 우는 어린신부의 ‘눈물’

입력 2016-07-25 00:02 수정 2016-07-25 00:02

부모들에 의해 강제 결혼식을 올리는 인도 어린이들의 눈물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공식 페이스북에 경찰 단속을 피해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진행되는 인도 어린이들의 결혼식 영상을 공개했다.

3개월전 인도 라자스탄 주의 토르 가르 마을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미국CNN과 영국 데일리메일에서 보도됐다. 지난 14일 데일리 메일이 공식 페이스북에 영상을 게재하면서 1만30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13,080회 공유되는 등 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아이들은 힌두교 의식에 따라 불 주위를 걸으며 결혼의식을 치르고 있다.

이제 겨우 5살 밖에 안 된 꼬마신부가 큰소리로 울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신부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어려 보인다. 신랑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꼬마 신부의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어른들은 눈물흘리는 소녀를 보고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결혼식을 강행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혼례를 올린 커플은 6쌍이었다. 이들의 나이는 적게는 5살부터 13살까지 다양했다.

인도는 아동 결혼이 성행하는 나라다. 인도에서 법적으로 결혼이 허용된 나이는 남자 21살, 여자는 18살이다. 하지만 어린 소녀들이 부모에 의해 강제로 혼례를 올리는 일이 인도에서는 빈번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산악지대와 부족마을에서는 관습에 의해 어린이 결혼이 일반적으로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에서 자식의 결혼은 길조로 여겨지고 있다. 결혼식은 짧게는 이틀, 길게는 5일까지 진행된다.

또한 가난 때문에 어린나이에 팔려가듯 결혼을 한다. 인도에는 다우리(Dowry)라고 하는 신부지참금 제도가 있다. 이는 여자를 남자에게 바치는 대상으로 간주하는 관습의 산물로 어린 나이에 혼례를 시키면 비용이 적게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의 결혼식이 경찰에 의해 발각될 경우 결혼이 무효가 되고 법적으로 엄격한 조치를 받는다. 그래서 혼례의식은 대부분 숨어서 진행된다.

문제는 이렇게 팔려간 어린 신부들은 교육의 기회가 상실되고 학대와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에는 인도에서 결혼을 거부한 10대 소녀가 아버지와 오빠에게 구타를 당한 뒤 산 채로 화형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 파키스탄에서도 친정어머니가 집안의 허락을 받지 않고 결혼한 딸을 산채로 화형 시킨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자행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친족이 다른 가족 구성원을 살해하는 ‘명예살인’으로 분류돼 처벌이 쉽지 않다. 명예살인을 자행한 범인은 희생자 가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으면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관습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의 청소년 여성 47%가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을 한다. 최근 들어 15세에서 18세 사이 여성 청소년 결혼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