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떠나는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수석 거취 결단 있을까, 정치권 압박 거세져

입력 2016-07-24 17:04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부터 공식 휴가일정에 들어가면서 휴가기간을 전후해 정국 최대 현안으로 부각한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한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부터 닷새간 청와대 관저에서 여름휴가를 보낸다.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밀린 서류를 보고 휴식을 취할 것”이라며 휴가기간 차분히 정국 구상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여름휴가 직후에 청와대 참모진 또는 내각 진용을 교체했던 만큼 이번 휴가기간 동안 개각 등 인사개편에 대한 구상이 구체화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각종 의혹으로 경질론에 시달리고 있는 우 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한 결론은 가장 큰 관심사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가기 바란다”고 밝히는 등 우 수석을 비롯한 인사 문제에 대해 큰 폭의 변화 없이 정면돌파 할 가능성이 높다. 우 수석에 대한 의혹 제기만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 하에 일단은 경질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의혹의 실체를 떠나 우 수석을 향한 연이은 문제 제기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전방위 압박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도 이를 무한정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대변인 논평에서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국민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해임했다”며 재차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우 수석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우 수석부터 해임 하셔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우 수석은) 스스로 물러가라. 그래야 대통령님 휴가가 휴가 된다”고 우 수석과 청와대 양측 모두를 압박하고 나섰다.

여당 일각에서도 우 수석의 진퇴가 정권말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 당권 주자인 정병국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 수석이) 버티면 버틸수록 사사건건 모든 게 거론될 뿐 본인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면서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