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받으려면 일부 변제해야..."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주의보

입력 2016-07-24 14:46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불법금융 근절을 위해 총력 대응한 결과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이같이 감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월평균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올해 상반기 1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61억원을 기록했었다. 월평균 대포통장 발생건수는 359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5847건보다 줄었다.
금감원은 하지만 최근 보이스피싱 트렌드가 정부기관 사칭형에서 대출빙자형으로 진화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은 금융 당국의 홍보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사기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36.7%에서 올해 상반기 68.9%로 늘었다.
대출빙자형 사기는 대출모집인인 것처럼 속이고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금감원에 적발된 한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대출이 필요한 피해자에게 “저희 쪽 데이터 상으로는 (고객님 신용이) 조금 부족하세요. 이 조건을 고객님이 조금 풀어주시고, 오늘 중으로 자금을 받아 보실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지금 OO캐피탈 쓰고 계시죠. 거기에 일부 변제를 해주셔야 되요”라고 속이며 돈을 가로챘다.
“아들이 사채빚 5천만원을 갚지 않아 납치했다. 바로 지금 송금해 주지 않으면 아들을 마취시켜 장기를 적출하겠다”라고 속이는 납치형 보이스피싱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저금리·고령화·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유사수신 업체들의 범행도 늘어나고 있다. 유사수신 혐의업체 수사의뢰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39건에서 올해 상반기 64건으로 늘었다. P2P대출, 크라우드펀딩, 가상화폐 등을 위장한 신종 유사수신 업체들이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