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는 왜 영어를 쓰고 인질에게 오렌지색을 입힐까

입력 2016-07-22 11:18
‘IS는 알카에다와 달리 왜 인질에게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IS인질은 왜 반항하지 않을까.’
한국외대 서정민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2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을 통해 인질을 대하는 두 테러집단 알카에다와 IS 간 차이점을 설명했다.
서 교수는 알카에다와 IS가 인질을 잡고 홍보하는 영상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영상 화질이 IS가 알카에다보다 선명하다. 동영상에서 나오는 언어도 알카에다는 아랍어만 고집하는 반면 IS는 영어로 성명을 낭독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IS 영상의 고화질과 영어 낭독은 서양사람들에게 시각·청각적 공포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질 옷 색깔도 알카에다는 인질에게 자신의 옷을 그대로 입히는 반면, IS는 모두 오렌지 컬러색 옷을 입히고 있다. 이는 9·11테러 이후 미국이 쿠바령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한 테러용의자의 옷 색깔을 본뜬 것이다. 미국의 아랍인 테러용의자들의 관타나모 수감은 아직까지 중동 국민들에게 수치와 분노를 안겨주는 상징으로 꼽힌다. IS가 서구 인질들에게 오렌지컬러 옷을 입히면서 이슬람 일부 국민들이 이를 통쾌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또 알카에다의 인질 참수에는 세 명이 등장하지만 IS는 오직 한 명의 살해자만 영상에 나오는 것도 다른 부분이다. 알카에다의 인질은 반항할 우려 때문에 무력으로 제압하기 때문에 복수의 테러범들이 필요하지만 IS 인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알카에다와 IS의 성격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분석이다. 알카에다는 테러 단체 네트워크로 도망다니기 바쁘기 때문에 참수 영상을 찍으면 곧바로 달아난다. 반면 S는 이슬람 과격주의 단체 최초로 한반도보다 큰 영토를 차지한 일종의 국가체제다. 따라서 동영상을 자기네 영토에서 찍기 때문에 도망가야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리고 IS는 좋은 영상을 담기 위해 NG내고 찍고를 반복해 인질로 하여금 안죽이겠지하는 생각이 들게해 특별히 반항을 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