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테러의 영웅 입 열다… “테러범 주먹으로 때려도 꿈쩍 않더라…그땐 죽는 줄 알았다”

입력 2016-07-22 10:53 수정 2016-07-24 12:01
84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 당시 목숨을 걸고 테러범이 몰던 트럭에 달라붙어 저지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7일 만에 입을 열었다. 당시 유튜브에 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자 그의 용감한 행동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니스공항에서 일하는 프랑크’로만 알려진 이 40대 남성은 현지언론 니스마탱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아내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나갔다가 사건을 목격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도로 곳곳에 차에 치인 사람들의 시신이 흩어져 있었다”며 “즉시 추격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니스 테러 당시 오토바이를 몰고 트럭을 추격해 테러범을 제압하려 했던 ‘프랑크’의 모습. (사진=니스 마탱 캡처)

그는 아내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오토바이에 올라 시속 60㎞로 달렸다. 마침내 트럭을 따라잡은 그는 트럭 운전석 발판에 올라간 뒤 열린 창문을 통해 테러범 모하마드 라후에유 부렐을 제압하려 했다.

오른손잡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는 왼손으로 테러범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러나 테러범은 꿈쩍하지 않았고 오히려 권총을 꺼내 그의 얼굴을 겨눴다. 그는 “죽을 각오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총알아 발사되지 않았고, 테러범은 곧바로 총 손잡이로 프랑크의 머리를 내리쳤다. 어쩔 수없이 발판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인근 CCTV나 주민의 휴대전화에 찍힌 이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프랑크가 죽었을 것이라며 ‘영웅의 죽음’을 기리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크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프랑크는 “나도 트럭에 치여 죽겠구나”라고 생각했으나 테러범은 전진만 했을 뿐 후진하며 그를 치고 가지 않았다. 그는 갈비뼈가 부러진 것 외에는 왼손과 머리만 약간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프랑크는 테러범을 제압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나와 싸우느라 트럭이 속도를 내지 못해 사람들에게 대피할 시간을 더 주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