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4·러시아)가 러시아 육상의 2016 리우올림픽 출전 금지 판결을 내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향해 “장례식을 열어 고맙다”고 쏘아붙였다.
CAS는 21일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와 육상선수 68명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을 상대로 제기한 올림픽 출전금지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CAS의 결정을 참고해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올림픽 출전 허용 또는 금지를 결정할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 CAS의 결정으로 러시아 선수단의 올림픽 출전은 좌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신바예바는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육상의 장례식을 열어 고맙다. 순전히 정치적 결정”이라며 “선수 개개인에 대한 혐의는 없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판결을 뒤집을 수도 있다”고 했다. CAS의 판단은 참고사항으로, 최종 결론은 IOC의 행정처분에서 확정된다.
IAAF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육상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테스트 은폐 시도를 확인하고 국제대회 출전금지 처분을 내렸다.
다만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육상 체계에 영향을 받지 않은 선수’로 한정해 출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IAAF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 육상선수의 개인적인 출전만 허가하고 있다. 개인적인 출전은 러시아가 아닌 중립국 신분을 의미한다.
예컨대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을 폭로한 여자 중거리의 율리아 스테파노바는 국제대회에서 오륜기를, 올림픽에서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러시아 국기를 달고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중립국 선수로 분류돼 그의 성적이 러시아의 종합순위로 포함되지 않는다. 그가 메달을 획득해도 러시아의 것은 아니다.
러시아 육상선수들 중에서는 지금까지 스테파노바, 멀리뛰기 다리야 클리시나만이 출전권을 얻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육상선수 68명은 “IAAF가 금지약물 복용자와 은폐 관련자만 징계하는 것이 아닌 러시아 육상 전체에 처분을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 선수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CAS에 제소했지만 올림픽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은 살아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