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비난 피하지 말고, 소신지켜라" 우병우 사수... 정국갈등 더 커질 듯

입력 2016-07-21 16:58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밝혔다. 또 안보부처 장관과 참모들에게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고, 고난을 벗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 최고책임자의 역할을 다할 것이고, 앞으로도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것은 최선을 다해 지켜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 언급은 최근 정국의 핵심이슈로 불거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논란에 대해 ‘안보 위기론’을 앞세워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우 수석이 전날 “사퇴는 없다”고 밝힌 데 이어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박 대통령이 직접 “우 수석 교체는 없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야권의 우 수석 해임 촉구, 여론 악화에 이어 여당 내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정국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논란을 소모적인 정쟁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계속되는 북한의 공격 압박 속에서도 지금 일부 정치권과 일각에서 사드 배치를 취소하라는 주장이 있다”며 “사드 배치 외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부디 제시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대해 우리가 분열하고, 사회 혼란이 가중된다면 그것이 바로 북한이 원하는 장으로 가는 것”이라며 “모든 문제에 불순세력들이 가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사드 배치에 대해 정쟁화 돼 가고, 이것을 재검토하자는 것까지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각료와 참모들에게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 한다”며 “비난이 무섭다고 피해가지 말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민에게 소상히 말씀드려 협조와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