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걸의 첫 만남, 영국 메이와 독일 메르켈

입력 2016-07-21 09:00 수정 2016-07-21 09:33
영국 테레사 메이 신임 총리(왼쪽)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 베를린에서 정상회담을 한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취임 이후 첫 외국방문으로 독일을 선택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일 “올해 안에는 유럽연합(EU) 탈퇴협상 개시를 선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메이는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합리적이고 질서있는 탈퇴 협상을 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는 메이의 기존 입장이었지만 EU의 사실상 리더인 메르켈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확인함에 따라 영국의 탈퇴협상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EU의 탈퇴협상은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겠다고 영국이 선언하면서 시작된다. 리스본조약 발동 여부에 판단은 EU가 강제할 수 없고 오직 탈퇴국만 할 수 있다.

메이는 또 “영국은 유럽을 등지고 싶지 않다”면서 “아주 긴밀한 경제적 유대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자 특별한 친구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메르켈은 “영국에 최선의 결과가 돌아가길 바란다”면서도 “다만 명확한 탈퇴 시한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현재로선 탈퇴를 위한 타임라인 같은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메이의 취임 이후 처음 만났다.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도 영국의 EU 탈퇴 시점을 놓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이들은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 실무만찬을 즐기고, 등산을 소재로 사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메이는 21일에는 프랑스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