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뜨겁다. 후끈하다. 지구의 온도가 이렇게 계속 올라가면 결국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적인 보건의료 학술지인 아시아태평양 공중보건저널(Asia Pacific Journal of Public Health)는 지구온난화를 다룬 특집호에 뉴질랜드 HEIT의 토드 크젤스트롬 박사가 제출한 지구온난화에 관한 논문을 실었다. 이 논문은 1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프르에서 열린 유엔대학 글로벌 건강 국제연구소 포럼에서 발표됐다.
크젤스트롬 박사는 논문에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건설노동자처럼 뜨거운 기온에 노출된 상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근로시간이 연간 15~20% 줄어든다. 동남아 지역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2050년까지 근로시간 손실은 2배로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크젤스트롬 박사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기후는 이미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가장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은 호주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등 43개 국가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잠정 손실치를 계산했다. 노동 환경이 열악한 후진국에서 손실이 더 컸다. 2030년을 기준으로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진행될 경우 아프리카 가나의 GDP손실은 연간 6.5%였고, 나이지리아 6.4%, 인도네시아와 태국 6.0% 순으로 많았다. 43개국 중 지구온난화로 인한 GDP손실이 가장 적은 나라는 미국으로 0.2%에 불과했다.
인도와 중국은 모두 4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폭염 시간에는 일을 멈춘다.
논문은 또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온난화의 비용이 더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 수도 방콕의 경우 기온이 섭씨 1도씩 올라갈 때마다 2000만 메가와트의 전력이 더 필요해진다.
크젤스트롬 박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결단을 하지 않으면 2050년 이후 상황은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특히 가장 가난한 나라들은 21세기 말에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김지방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