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기업인 사면 선처 요청…20대 국회 법안은 규제폭포”

입력 2016-07-21 11:0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8·15 사면때 기업인이 많이 포함될 수 있도록 정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박 회장은 이어 20대 국회의 동시다발적 규제 법안 발의를 ‘규제폭포’로 규정하고 “기업에 대한 통제와 감독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1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면과 관련, “기업인이 좀 많이 사면이 돼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가급적이면 (대통령께서) 선처를 해주십사 소청을 드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그러나 대한상의 명의로 기업인들이 사면에 포함되도록 정식 건의서를 내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가 (사면 건의를)취합해서 창구역할을 한다면 좀 (명단에) 포함시켜줬으면 하는 사람도 있지만 별 말이 없는 사람도 있어서 딱히 어떻게 하겠다 검토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정부에 기업인 사면요청서를 정식 제출한바 있다.

20대 국회의 기업 규제 법안 발의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박 회장은 “새 국회가 개원하면서 지금 기업관련 법안이 180개 발의됐는데 이 중 3분의2에 해당하는 119개가 규제 관련 법안”이라며 “거의 규제폭포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법이 자신들에게 적용되는지 연구를 해야할 정도로 법안이 쏟아지면 기업들의 준비는 미진할 것이고 경영활동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까 우려스러운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통제와 감독만으로 잘못된 기업풍토 등을 개선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법에 의한 통제와 감독보다는 기업에게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꿔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박 회장은 이날 제주포럼 개회사를 통해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이 오늘날 절실하다"며 성장, 소통, 제도 등 한국경제의 3가지 틀을 바꿔 나가자고 촉구했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의 ‘고도 성장’은 경제의 최고 목표였지만 숫자 중심, 속도 중심의 목표에서 벗어나 성장의 내용이 ‘과연 지속 가능한지’,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지를 반영하는 ‘성장의 틀’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소통의 틀을 바꿈으로써 서로가 ‘걱정과 우려’, ‘의문과 불신’을 털고, 절충 가능한 해법을 찾아 변화의 속도를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끝으로 선진화된 제도의 틀은 ‘과거의 문법’을 벗어 던지고 바뀐 세상에 맞는 ‘새로운 문법’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제주=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