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영국 총리, 의회서 ‘성공적 데뷔’

입력 2016-07-20 22:36 수정 2016-07-21 09:15
질의에 나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몰아치는 메이 총리. 사진= 인터네셔널비지니스타임스 영상 캡쳐

테리사 메이(59) 영국 신임총리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와 맞붙은 의회 총리질의(PMQ)에서 인상적으로 데뷔했다.

메이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런던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총리질의 자리에서 코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의 질문 세례를 받았다. 질의가 끝난 직후 영국 언론 대부분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좋은 평가를 내놨다. 일부 언론은 메이 총리가 코빈 대표를 ‘한 방 먹였다’고 평가했다.

총리질의의 하이라이트는 코빈 대표의 시간이었다. 코빈 대표는 고용재판비용(employment tribunal fees)과 0시간 계약(정해진 노동시간 없이 임시직 계약을 한 뒤 일한만큼 시급을 받는 노동 계약), 노동조합법을 들어 메이 총리를 공격했다.

메이 총리는 “코빈 대표는 직장이 불안정한 노동자와 파렴치해질 염려가 있는 기업인의 상황을 얘기한다. 하지만 지금 야당 자리에 앉아있는 의원들도 파렴치한 지도자에 익숙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근 리더십 위기에 시달리는 코빈 대표를 신랄하게 비꼬았다.

좌중에 웃음이 터지자 코빈 대표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여기 재미있어 하는 보수당 의원이 있을지 모르지만 여러분 중에는 식사를 차리기 위해 푸드뱅크(소외계층에 식품을 지원하는 중개서비스)를 찾아야 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하지만 전체적인 평가는 메이 총리의 판정승으로 기울었다.

일간 가디언의 게비 힌슬리프 기자는 트위터에 “총리질의를 보니 메이 총리는 덜 지루하고, 덜 화가 난, 그렇다고 덜 공격적이진 않은 총리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메이 총리는 총리질의가 끝난 뒤 곧장 독일 베를린으로 이동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