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 보여주고픈 리우올림픽… 하지만 현실은?

입력 2016-07-21 00:03
사진출처 = 필리페 바르셀로스 페이스북

‘새로운 세상(New World)’.

오는 6일 개막하는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하 ‘리우 올림픽’)의 슬로건입니다. 브라질 정부는 슬로건에 맞는 리우데자네이루를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현재 불안정한 경제상황, 치안 불안, 지카 바이러스 등 여러가지 불안요소들로 인해 곤욕을 치루고 있습니다. 노숙자가 많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거리 청소’를 실시했습니다. ‘거리청소’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 거리에서 노숙자와 마약상들을 격리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지난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브라질 경찰이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살 곳이 없어 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아이들을 살해하고 있다”고 경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의 노력도 시민들의 가난을 감추기엔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인학교인 IED(Istituto Europeo di Design)의 필리페 바르셀로스라는 대학교수가 지난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은 이같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새로운 세상’이라는 슬로건이 장식된 터널 앞에서 노숙자로 보이는 한 여성이 자고 있습니다.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해안, 바하 다 치주카입니다. 올림픽 골프경기가 치러지는 장소 인근이기도 합니다.

이 사진이 문제가 되는 건 브라질의 빈곤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걸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작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바르셀로스씨는 조작이 아니라며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불행히도 이 사진은 브라질의 현실”이라며 “올림픽 후 이들을 구제할 실질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