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이라는 여성 네티즌 A씨는 전날 오전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버스 성추행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출근길 좌석버스를 탔는데 민소매 반바지 차림의 아저씨가 옆자리에 와서 앉았다고 합니다. A씨는 아저씨가 다리를 벌리고 밀착했다면서 다리를 꼬아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고 했다네요. 시간이 지나면서 아저씨의 다리와 팔은 계속 닿았다고 합니다. A씨가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아저씨의 왼쪽 다리가 A씨 좌석 쪽으로 많이 침범해 있습니다.
더 황당한 상황은 하차할 때도 발생했습니다. A씨는 “기분이 불쾌해 내릴 정거장이 아닌 한 정거장 앞서 내리려고 버스가 거의 멈춘 상황에서 통로로 나왔고, 이 과정에서 또 아저씨와 다리가 닿았다”면서 “그런데 아저씨도 나를 따라 내리더라. 버스가 거의 멈추고 내가 비집고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니”라고 적었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게 최선일까요?
케이스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상대방에게 신체접촉이나 언행으로 불쾌하다는 의사를 밝히고 주의해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상대방이 고의적으로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고의성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몸이 큰 사람일 경우 본의 아니게 신체접촉을 할 수 있으니까요.
평범한 여성들은 성추행에 적극 대처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자칫 더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해 자신의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많겠죠. 이런 경우에는 경찰이 나서서 도와줄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 구은영 여성청소년과장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경찰 또한 도와줄 방법이 없다”면서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외부에 적극 알리지 않는데 경찰이나 주위에서 누군가 먼저 나서서 해결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