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서 만난 방선오 처장은 대기업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비지니스맨이다. 83년도 대한항공에 입사해서 29년간 근무한 후 자회사인 토파스여행정보(주) 대표이사로 발령받아 지난해까지 근무했다.
대학 졸업 후 계속 공부를 해서 교수가 되고 싶었으나 가정형편상 꿈을 포기하고 들어온 대한항공에서 비전을 발견하게 된 것은 신우회를 발족하면서 부터다. 성경공부로 시작한 모임이 신우회로 확대되면서 직장사역에 대한 꿈을 품게 됐다. 이러한 꿈을 갖게 된 배후에는 성도교회 대학부 시절 자기 시간과 마음을 바쳐 제자훈련을 해주었던 신앙의 선배(이랜드 박성수 회장과 박성남 목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선오 처장의 형은 국내 최초로 직장사역개념을 도입하고 일터사역자 훈련을 시작한 이랜드사목 겸 직장사역훈련센타의 방선기 목사이다. 직장에서 크리스천으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섬길 것인지 고민할 때 방선기 목사가 일터사역의 방향과 일터사역자의 역할을 제시해 주었다. “형은 후방에서 일터사역의 이론과 영적원리를 제공해주고, 저는 현장에서 이론을 적용하면서 임상실험(?)을 한 셈이지요.” 그는 큰형 방선기 목사를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로 손꼽는다.
방 처장이 존경하는 또 한 분은 큰아버지 고 방지일 목사다. 한국교회의 큰 어른인 방지일 목사는 평생을 중국 선교, 교회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이다. 그 분의 좌우명인 “닳아 없어질지언정 녹슬지 않는다”는 방 처장의 가슴속에 깊이 남아있다. 방 처장은 104세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이메일로 귀한 말씀을 전하고 맘 속 깊이 사랑해 주신 큰 아버지의 삶과 사역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배우고 쫓아갔으면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공부에 대한 아쉬움이 사라져갈 즈음 회사에서 미국 USC MBA교육 기회를 주어 마음껏 공부할 수 있었고 귀국해서 박사학위를 딸 수 있었다. 방 처장은 “이 모든 것이 오랜 기다림 후에 주님께서 수고했다고 칭찬하시면서 주시는 은혜의 선물”이라고 고백했다. 이 학위가 지금 대학교에서 사무처장으로 근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올해 2월부터 명지대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방 처장은 온누리교회 장로인 믿음의 총장을 모시고 매일 아침 학교에서 기도와 찬송과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 좋단다. 그러면서도 “하나님께 왜 이곳 기독대학 명지대로 보내주셨는지 매일 질문하면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방 처장은 총장을 도와 명지대학교가 거룩하고 정결하고 하나님의 지식으로 무장된 신앙의 지도자를 배출하는 일에 함께 동역하고 아름답게 쓰임 받게 되길 기도하고 있었다.
방 처장이 좋아하는 성경구절은 직장사역의 주제이기도 한 골로새서 3장 23절 말씀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그는 이 말씀을 묵상하며 매일 일터에서 충성스럽게 일하는 청지기가 되길 원한다고 전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