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함틋)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제작진이 응답했다. 제작진이 1~4회 방송된 내용 가운데 7가지 궁금증을 모아 ‘함틋 코드’로 정리했다.
함틋 코드1. “‘함부로 애틋하게’란 제목은 어디에서 나왔나
“작품을 기획하면서 신준영과 노을의 사랑에 대해 어느 정도 틀이 잡혔을 무렵 두 사람의 가슴 아픈 로맨스를 표현할 적절한 제목을 고민하고 있었다. 우연히 정유희 작가의 ‘함부로 애틋하게’라는 에세이집에 담긴 동명의 시를 봤다. 내용도 좋았지만 그 제목이 신준영의 역설적인 사랑법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겉으로는 노을에게 함부로 대하지만 속으로는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있는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것 같았다. 곧바로 소담출판사 측에 ‘함부로 애틋하게’를 드라마 제목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연락했고 정유희 작가 역시 “평소 이경희 작가 드라마를 좋아했다”며 흔쾌히 허락했다.“
함틋 코드2. “정통 멜로를 하게 된 이유는
“이경희 작가는 휴먼 다큐 프로그램을 보다가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기획, 집필했다. 과거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는 작품은 입양아의 기사에서부터 시작했다. 이 작가는 일상 생활 뿐 아니라 기사나 방송을 통해 소재와 내용에 대한 영감을 받곤 한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자신이 바꿔버린 차가운 겨울 같은 노을의 삶을 따뜻한 봄날로 다시 되돌려주고 싶은 남자, 신준영의 애틋한 순애보가 정통 멜로와 부합한다고 봤다.
신준영이 극중 버킷리스트 다큐를 찍게 된 진심은 이렇다. “내가 오래 전 그녀에게서 무참하게 빼앗아왔던 것들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사랑스러웠고 진실했고, 정의로웠고, 아름다웠던 원래 그녀의 모습으로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이게 바로 이 작품의 창작의도이자 장르를 구별 짓게 만드는 큰 패러다임이다.”
함틋 코드3. 신준영은 톱스타, 노을은 다큐PD로 나오는 이유는
“이경희 작가는 애절하게 사랑했던 두 사람이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재회한다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를 상상하며 두 주인공의 직업을 구상했다.
신준영은 겉보기에 화려하고 남부럽지 않은 영향력과 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대중 앞에 서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야 했기 때문에 최고 톱스타로 설정했다. 노을은 가난한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이 비굴해져야 하지만 가슴 한켠 정의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는 인물로 그려내기 위해 생계형 다큐PD로 설정했다.”
함틋 코드4. 신준영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나왔나
“시청자들이 1회에서 신준영을 판단하게 된 첫 인상은 이기적인 ‘슈퍼갑 톱스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2~4회에서 그려진 신준영을 보면 항상 남을 위한 선택을 하고 이 때문에 혹독한 대가를 감내하는 이타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준영은 다른 사람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는 인물이다.”
함틋 코드5. 신준영의 엄마는 아들에게 왜 그리 모진가
“신준영은 “엄마 죽기 전에 한번 쯤 찾아가서 꼭 자랑하게 해줄게. 내가 당신 없이도 당신 아들, 당신 쏙 빼닮게 잘 키웠습니다 자랑하게 해줄게”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엄마 신영옥(진경)은 평생 아버지 최현준(유오성)에게 떳떳하게 내세울 수 있게 잘 키우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하지만 신준영이 이유도 말하지 않고 법대를 자퇴한 후 연예인이 되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신준영이 계약금으로 장정식(최무성) 아들 장국영(정수교)을 위한 목돈을 마련하기 위했다는 내막을 알고 있지만, 서울 법대는 물론 사법고시 1차까지 패스했던 아들이 엄마에게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법대를 자퇴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함틋 코드6. 2006년, 2011년, 2016년이 섞여있는 이유는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랑하는 여자를 예전처럼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되돌리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신준영의 순애보를 담고 있다. 신준영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신준영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한 안타까운 남자임이 드러나야 했다.
때문에 2016년 현재의 ‘우주대스타’인 까칠하고 도도한, 신준영 캐릭터 속에 숨겨진 진짜 신준영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과거 고등학교 시절과 대학교 시절 에피소드들을 압축적으로 배치했다. 현재 시점과 맞물린 과거의 이동이 더욱 자연스럽게 신준영의 성격을 내비치도록 구성한 셈이다.“
함틋 코드7. 신준영 애견 뽀로로의 연기 비결은
“신준영의 반려견 뽀로로는 올드 잉글리시 쉽독이라는 종으로 튼튼하고 옹골진 몸매에 영리함을 갖췄다. 연기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뽀로로는 촬영 날짜에 맞춰 애견스쿨에 와서 훈련을 받았다. 본래 성격은 겁이 살짝 많지만 주인에 대한 애정이 투철하고 새로운 사람이나 환경에도 적응력이 높은 편이어서 ‘함부로 애틋하게’ 촬영에 금세 적응했다.
김우빈은 뽀로로와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촬영시작 전부터 간식을 사서 애견스쿨을 방문, 뽀로로와 친해지는 기회를 갖는 등 충분히 교감을 많이 했다. 탤런트 독스 한만수 대표는 “뽀로로는 지인의 개인데 이경희 작가와 제작진이 원하는 견종에 맞춰 데려와서 특별히 훈련을 시켰다. 오디션을 본 후에 제작진과 김우빈이 투표를 해서 뽀로로가 선정됐다”며 “개들은 체력이 망가지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뽀로로는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많이 시켜서 쉽게 지치지 않도록 훈련 시켰다”고 설명했다.
[사진=삼화 네트웍스·IHQ 제공]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