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서’ 반대한다고?… 호주서도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 논란

입력 2016-07-20 10:45 수정 2016-07-20 11:17
출처: 호주 9네트워크 캡쳐

지난 14일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84명이 숨진 프랑스 니스테러 뒤 지구 반대쪽 호주에서 반이민 정서로 촉발된 ‘엄마 논란’이 한창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호주 9네트워크 방송 토크쇼 ‘투데이’에 출연한 방송인 소니아 크루거(41)의 발언이었다. 크루거는 방송에서 “한동안 무슬림이 호주 국경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을 예로 들며 “일본에서 테러가 벌어지지 않는 건 무슬림이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

발언은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았다. 크루거는 방송 직후 트위터에 “많은 아이들이 희생된 니스테러를 보고 ‘엄마로서(as a mother)’로서 든 걱정 때문에 한 발언이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인종차별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말고 이 문제를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니아 크루거의 트위터

이후 SNS를 중심으로 크루거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들은 크루거의 발언에서 따온 ‘#엄마로서(#asamother)’ 해시태그를 쓰며 크루거의 발언이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엄마로서 나는 아이에게 자신과 다른 걸 미워하거나 두려워하라고 절대 가르치고 싶지 않다”라고도 적었다.

크루거의 발언을 편드는 이도 있다. 최근 총선에서 상원에 당선된 극우정당 한나라당(One Nation Party) 창설자 파울린 한슨은 호주ABC 방송에서 “힘내세요 소니아”라고 응원했다.

트위터의 #asamother 해시태그를 단 비난글

크루거는 논란이 커지자 이튿날인 19일 자신의 발언이 극단적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테러 문제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9네트워크 방송은 시청자의 사과 요구에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거부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