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고위 경찰간부라고 속여 취업 미끼로 수억원을 가로챈 브로커 일당이 검거됐다.
경기도 일산경찰서는 전직 총경을 사칭해 대기업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3억1000만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A씨(61)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B씨(60)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아들 취업을 알아보던 피해자 K씨(60·자영업)에게 평소 친분이 있는 전직 총경 L씨(64·2006년 퇴직) 행세를 하며 취업 로비자금 명목으로 8회에 걸쳐 3억1000만원을 B씨 은행계좌로 이체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 K씨에게 “서울 ○○경찰서 ○○과장으로 있는 H씨가 내 직속 부하였는데 대기업 노조 조합장과 친구 사이다. 내가 부탁하면 아들을 취업시킬 수 있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1억원을 송금 받아 가로챘다.
이어 2015년 4월 피해자에게 “추가로 2명 더 취업시킬 수 있으니 구직자를 소개시켜 달라”고 속여 피해자 친구 아들 2명의 취업 명목으로 2억1000만원을 가로채는 등 모두 3억1000만원을 편취해 사업자금,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2013년에도 시중은행에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지명수배 된 전력자로 도피 중에도 동종 수법의 범행을 저지르는 대담함을 보였다.
공범 B씨는 취업 사기인줄 알면서도 은행 통장을 빌려주고 편취한 돈 중 일부를 사용하는 등 적극 가담한 혐의다.
경찰은 “기업 신규채용의 경우 대부분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경찰 고위 간부를 사칭하며 취업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속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나 전직 총경이야… 돈 주면 취직시켜 줄께”
입력 2016-07-20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