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기구로 쓰이는 ‘질 링(Vaginal ring)’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을 최대 92%까지 줄여준다고 합니다. 세계 의학계는 특히 에이즈 감염률이 높은 아프리카 여성들을 죽음의 바이러스로부터 구할 ’비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영국 데일리메일과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질 링이 젊은 여성의 HIV 감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질 링은 미국, 영국 등 전세계적으로 산아 제한을 위한 피임 기구로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즈 감염을 막기 위한 ‘질 링’은 원형 링에 ‘다피비린’이란 약물을 코팅해 질 안에 삽입하면 약물이 질 조직으로 스며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다피비린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로, 인체내 HIV의 복제 과정에 필요한 단백질을 불능화시킨다고 합니다.
올해 초 '질 링‘에 대한 임상시험결과가 나왔습니다. 아프리카 말라위, 남아공, 우간다, 짐바브웨 여성 260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임상시험한 결과, 질 링을 착용한 실험군이 플라시보 링을 착용한 실험군보다 27% 더 낮은 HIV감염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질 링은 21세 이상의 연령층에만 효과적이었습니다.
최근 연구에선 이 링을 지속적으로 사용했던 그룹에서 HIV로부터 보호되는 비율이 75%에서 최대 92%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매일 착용하고 매달 한번 교체해줘야 가장 효과적이라는 군요.
에이즈 감염 방지용 질 링은 오는 2018년쯤 처음으로 판매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세계 약 3500만명에 달하는 HIV 감염자들 중 절반이 넘는 환자들이 여성이며, 이들 중 대다수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 거주한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에선 보호되지 않는 이성간 섹스가 많아 에이즈 감염률이 특히 높은 편입니다.
민태원 기자
'질 링(Vaginal ring)'에 이런 효능이?…여성 HIV 감염 92% 예방
입력 2016-07-20 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