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속 '아연'에서 자폐증 치료 실마리 찾았다

입력 2016-07-19 17:09

국내 연구진이 뇌 속의 ‘아연’에서 자폐증 치료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뇌신경연구단 고재영(사진) 교수팀은 뇌 발달 단계에서 뇌세포 내 ‘아연’이 적당량 이상으로 증가하면 뇌가 커지고 결국 자폐 증상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또 아연의 불균형으로 뇌가 커지는 과정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진 항생제 ‘미노사이클린’을 쥐에게 투여한 결과, 정상 크기의 뇌로 발달해 자폐 증상이 나타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폐증과 ‘아스퍼거증후군’ 같은 자폐 범주 질환은 소통 장애, 반복적 행동 등을 보이는 발달장애 질환으로 지난 30년간 환자 수가 10배 가량 증가했다.

지금까지는 뇌 신경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신경회로의 발달 저하가 자폐 질환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연구팀이 처음으로 뇌 신경세포에 분포하는 ‘아연’에서 해결의 열쇠를 찾아낸 것이다.

고 교수는 “뇌 발달 단계에서 뇌세포 안 아연의 항상성 이상이 자폐 질환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또 이미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를 이용해 자폐 환자들의 조기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것도 성과”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