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종교국⑩/대한성공회 김근상 의장주교

입력 2016-07-18 14:27

국민일보 종교국 기자들은 1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19길의 대한성공회 주교관에서 김근상 의장주교를 만났습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서울주교좌성당 뒤편에 정갈하게 지어진 한옥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주교관 ‘양이재(養怡齋)’입니다. 등록문화재 제267호로 원래는 황족과 귀족 자녀들의 근대식교육기관이었습니다. 현재는 대한성공회 유지재단에서 소유,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한성공회는 1890년 영국의 고요한(Charles John Corfe) 주교가 인천항에 도착해 선교활동을 시작하면서 태동했습니다. 영국 선교사들은 선교 초기부터 문서 선교를 하고 학교·병원을 세우는 데 힘썼습니다. 특히 한국학 연구에 관심이 많아 한옥에 서양식 교회건축 양식을 결합한 성당을 강화도 읍내와 온수리, 충북 진천 등에 설립했습니다. 현재 전국 130여 곳에 성당이 있으며 200여명의 사제를 두고 있습니다. 대한성공회는 상징적 의미로 이북 지역도 교구에 포함시켜 놓았습니다. 6·25 전쟁 전까지 북한에 성당 54개를 개척했는데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중강진에도 선교사가 세운 예배당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 의장주교는 이날 기자들과 브렉시트와 동성애 등 국내외 이슈와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김 의장주교는 “독일 등 유럽을 주축으로 종교개혁을 일으킨 교회를 ‘리폼드 처치(reformed church·개혁교회)’라 일컫는데 성공회는 ‘리포밍 처치(reforming church·개혁하는 교회)’라 부른다”며 “교회가 하나님의 편에 서는지를 돌아보고 계속 개혁하겠다는 의미에서다. 우리는 여러 사회문제에 있어 이를 잊지 않고 적용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성공회는 타 교단에 비해 작아서 교회연합 사업에 큰 목소리를 내진 못하지만 ‘조금씩 서로 양보하자’ ‘교회에 소수 의견이 있다는 점도 잊지 말라’는 점을 항상 강조한다”며 “한국교회도 2000여년 전 예수께서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삶을 대신 살았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