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이 든 종이가방을 잃어버렸던 ‘도박꾼’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가방 안에 있던 현금 5400만원의 출처를 추궁하던 중 이들의 도박 사실을 포착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불법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24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 등)로 김모(3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서모(37)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월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을 빌려 컴퓨터 10여대를 설치해 불법 도박장을 만들었다. 합숙 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한 번에 20만~30만원씩 배팅을 해 하루 100여차례 도박을 했다. 도박 규모만 24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불법 도박사이트와 연계해 다른 손님들을 끌어들이고 그 대가로 배팅 금액의 0.5~1%를 수수료로 받기도 했다.
범행은 지난 1일 이들이 오피스텔 주차장에 현금 5400만원이 담긴 종이가방을 두고 오면서 발각됐다. 돈다발을 발견한 이웃이 이를 신고했고, 김씨 등은 돈을 찾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이들은 “해수욕장 튜브 사업을 하기 위한 돈이다”라며 둘러댔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자금 출처를 추궁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오피스텔을 옮겨 도망가던 이들은 지난 7일과 8일 차례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불법 도박으로 1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발견된 현금이 어떤 경로로 이들에게 흘러 들어갔는지 등을 조사하는 한편 달아난 총책 이모(37)씨의 뒤를 쫓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