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김정숙군에서 한 주민이 몸이 아픈데도 ‘200일 전투’ 동원에 나오라는 보위부원들에 닦달에 못 이겨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18일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보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달 초 신파군(김정숙군의 옛 이름) 장항리에서 40대의 한 여성이 목을 매달은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너무 아파서 일을 못 나갔는데, 담당 보위부와 보안원들이 지속적으로 찾아와 일에 나오라는 통에 현실 비관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 여성은 주위에 ‘이렇게 살아서 뭘 하겠나’는 한탄을 많이 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면서 “농장 일 말고 장사를 통해 하루 벌어 하루 먹으면서 힘들게 살아왔는데 몸이 아파 이마저도 쉽지 않았고, 또한 형편을 고려치 않는 동원 강요에 시달리자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200일 전투 기간 농촌 지역에서는 개별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농장별로 생산 목표량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일일 과제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이 아프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늦은 저녁이라도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파도 제대로 약을 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진단서도 소용없을 정도로 동원에도 빠질 수 없게 돼, 병을 키우다 가족 전체가 생계 위협에 직면하곤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