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대 상습도박단의 황당실수…뭉칫돈 흘렸다가 덜미

입력 2016-07-18 15:26
7명 검거해 2명 구속…달아난 총책 추적중


오피스텔에서 합숙하며 24억원대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실수로 뭉칫돈을 흘렸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김모(35)씨 등 2명을 도박공간개설 및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하고 또다른 김모(30)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5월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24억원대 도박판을 벌여 1억원의 부당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불법 도박사이트 7개와 연계해 회원 400여명을 유인·알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오피스텔에 컴퓨터 10여대를 설치해놓고 합숙을 하면서 불법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1회당 2만~30만원씩 하루 100여 차례에 걸쳐 도박을 했다.

이들이 즐긴 도박은 홀 또는 짝으로 표시되는 게임 결과를 맞추게 한 후 회원들이 배팅한 돈을 또다른 도박사이트에 다시 배팅해 무승부를 유도하는 일명 '사다리 양방배팅' 방식이었다.

이들은 불법 도박사이트와 연계시켜 회원을 끌어들이고 회원들이 배팅한 금액의 0.5~1%를 수수료로 받는 총판 영업도 했다.

그러나 일당 중 한 명이 지난 1일 현금 5400만원이 든 종이가방을 옮기던 중 분실하면서 범행이 발각됐다.

주차된 차를 빼려고 기계식 주차장 앞에 잠시 놓아둔 뭉칫돈을 깜박 잊고 가져가지 않았고 이를 오피스텔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이들은 경찰서에 제 발로 찾아와 "해수욕장 튜브 사업을 하려고 은행에서 인출한 돈을 잃어버렸다"며 반환 신청까지 했다.

경찰이 자금 출처에 관해 수사를 시작하자 오피스텔에 차려놓은 도박 장비까지 챙겨 다른 장소에 옮겼고 경찰의 추적 끝에 지난 8일 총책 이모(37)씨를 제외한 7명을 모두 검거했다. 뭉칫돈을 분실한 지 일주일만이다.

경찰은 현재 달아난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경찰은 또 이들이 가입해 도박을 하거나 총판 영업을 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