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이진욱(35)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1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7일 오후 7시쯤부터 18일 오전 6시쯤까지 이진욱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조사를 마친 이진욱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상태로 경찰서를 빠져나와 대기 중인 흰색 승합차를 타고 떠났다.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진욱을 상대로 A씨와의 성관계 강제성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가 제출한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대조하기 위해 이진욱의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했다.
당초 경찰은 성폭행 혐의 사건에만 집중할 계획이었으나, 이진욱 측에서 맞고소한 무고 혐의에 대해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받기를 요청해 조사 시간이 길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난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진욱은 “A씨와 성관계한 사실은 인정하나 합의하에 관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이 요청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이진욱도 동의해 조만간 추가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진욱은 지난 12일 30대 여성 A씨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진 뒤 A씨 집으로 다시 찾아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4일 경찰병원 원스톱지원센터를 통해 성폭행 피해 신고를 하고 사건 당시 착용한 속옷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진욱 측은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지난 16일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현재는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났고 호감을 갖고 있던 사이도 아니었다”며 “이진욱은 반성하고 사죄하기는커녕 무고죄를 운운하며 A씨를 모욕하고 있다. A씨는 오직 이진욱의 진심어린 사죄만을 바란다”고 밝혔다.
경찰에 출석한 이진욱은 “제가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무고한 것에 대해 정말 쉽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무고는 정말 큰 죄다. 조사 열심히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