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이지애나 배턴루지에서 흑인이 쏜 총에 경찰관 3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을 쏜 흑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배턴루지는 지난 5일 비무장 흑인 앨턴 스털링이 백인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곳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총격은 17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배턴루지 경찰서에서 1.6㎞ 떨어진 주유소에서 일어났다. “수상한 사람이 라이플 총을 들고 걷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자 바로 총알이 날아왔다. 순식간에 경찰 6명이 쓰러졌다. 이 중 3명은 숨졌고, 3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을 사살했다. 범인은 검정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위 아래 옷도 검정색이었다. CNN은 “범인은 29세 흑인 남성 게빈 롱”이라고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롱은 1987년 7월 17일 태어났다. 자신의 생일에 경찰관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CNN은 전했다.
경찰은 당초 롱을 현장에서 사살한 뒤 “공범 2명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변을 수색한 결과 롱의 단독범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다만 배턴루지 경찰은 “의심가는 2명을 연행해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을 보고받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찰에 대한 총격은 법질서와 시민사회에 대한 공격”이라며 “공권력에 대항한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비겁한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경찰관이 총격으로 쓰러진 것은 지난 7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흑인 남성 마이카 존슨(25)의 저격으로 5명이 숨진 지 열흘 만이다. 배턴루지에서 흑인 스털링이 백인 경찰의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날로부터는 12일 만이다. 이후 배턴 루지에서는 흑인들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다음날 미네소타에서 또다시 흑인이 경찰 총격에 숨지자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배턴루지 경찰은 보복공격에 대비해 경계근무를 강화했다. 지난 12일에는 전당포에서 총을 훔쳐 경찰을 죽이려고 계획했던 용의자 4명 중 3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