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취임 30일 내에 정치자금 개헌하겠다” 선언

입력 2016-07-17 18:35 수정 2016-07-17 19:56
AP/뉴시스

힐러리 클린턴(69)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취임 30일 안에 정치자금 기부 관련해 개헌을 하겠다고 ‘깜짝선언’을 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등이 거액 정치자금 모금을 두고 여태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클린턴은 16일(현지시간) 샌더스 의원을 지지했던 진보단체 ‘넷루츠 네이션(Netroots Nation)’ 연례행사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2010년 연방대법원의 ‘시티즌스 유나이티드(Citizens United) 사건’ 판례를 뒤집는 개헌을 취임 30일 내에 하겠다고 밝혔다. 정치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액 정치자금 기부를 반대하고 풀뿌리 모금을 내세운 샌더스 의원의 입장에 가깝다.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사건은 2010년 클린턴을 반대하는 보수성향 시민단체 시티즌스 유나이티드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를 상대로 낸 소송을 말한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기존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판결로 거액 기부제한을 풀어버려 결과적으로 클린턴을 도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클린턴은 비판을 의식해 지난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1주일 뒤 이 판례를 뒤집겠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클린턴은 “부유한 이들이 미국 정치시스템을 옥죄는 데 맞서겠다”고 밝혔다. 개헌 뿐 아니라 기업에게 정치자금 기부액을 공개하도록 해 선거과정에서 캠프 재정집행 상황을 감시하는 체계를 갖추겠다고도 선언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치자금 관련 시민단체 에브리 보이스(Every Voice)의 데이비드 도넬리 부회장은 “이번 선언으로 클린턴은 정치자금 개혁과 행동 모두에서 옳은 태도를 취하는 데 대선가도가 달려있다는 걸 확실히 이해한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