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전 한나라당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새누리당 총선 백서를 통해 17일 전해졌다.
인 전 위원장은 "국민은 분노하면서 투표장에 가서 심판을 했고, 더 이상 이러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분명 대선도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부의 불통에 대해서는 '어떻게 저 정도일 수 있는가'라는 비판이 많다"며 "총리, 장관, 비서실장도 안 만난다고 할 정도니까, 이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선거에 반영됐다"고 했다.
인 전 위원장은 "집권 이후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를 지켜보면서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점점 고조됐다"며 "'유체이탈 화법'도 그렇고, 삼성병원장을 불러서 사과하게 하는 등의 행태가 국민에게 어떻게 보였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라고 했다.
그는 특히 "공천에서 유승민을 배제한 것도 충격적이었다.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테러방지법 처리 과정 등을 보면서 국민은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느꼈다"고 했다.
인 목사는 또 "경제 정책 실패도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대통령이 경제 실패의 책임을 야당에 뒤집어씌웠지만 국민은 다 알고 있다. 법안 한두 개 통과 안 된다고 경제가 안 돌아간다는 것이 억지라는 것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누리당 지도체제인 최고위원회의의 모습은 실망의 끝판왕"이라며 "자리에 앉기만 하면 싸우는 게 흡사 봉숭아학당을 보는 느낌"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아울러 인 목사는 "공천 과정에서 이한구 위원장이 보여준 오만함이라니, 공천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정말 개판이구나'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또 "자기 사람을 내리꽂고 현 정부의 장차관들이 대구로 우르르 몰려가는 걸 보면서 국민은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걱정하게 됐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지만 국민은 대통령이 빨간색 옷을 입고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한다고 생각했고 거부감을 느꼈다"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