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공포영화 없다?...귀신 존재 불인정”

입력 2016-07-16 11:44

여름철을 맞아 공포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북한 주민들도 이 같은 공포영화를 즐겨 보고 있을까?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공포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16일 보도했다.

오직 최고지도자만을 믿고 섬기는 체제특성상 초인간적이며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귀신(鬼神)의 존재 자체를 내세울 순 없기 때문이라고 데일리NK는 전했다.

다만 ‘적대계급에 대한 경계’를 심어주는 첩보영화나, 귀신보다도 무서운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몇 편의 영화들은 TV를 통해 방영해 주기도 한다는 게 탈북민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 탈북자는 최근 데일리NK에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보다 능력과 힘을 가진 존재를 부각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귀신이 나오는) 영화는 찾아볼 수 없다”면서 “한국 간첩들이 북한에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공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첩보영화들이 그나마 공포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영화들은 대부분 한국 간첩들의 이중적인 행태를 그리거나, 미국인 선교사들은 두 얼굴을 가진 위선자로 표현한다”면서 “(이처럼) 그들이 주민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선전용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선전 영화들은 악역 캐릭터들을 징그럽고 흉측한 모습으로 분장시켜 보여주기도 한다”면서 “이런 영화들은 인간의 이중적인 내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주민들이 공포심을 느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북한 자체 제작 영화에 흥미가 없다. 때문에 한국, 일본 등 외국의 공포영화를 접한 이후 신선하다고 느끼면서 즐겨보는 주민도 있다고 한다. 체제선전 내용이 담긴 영화만 접하던 주민들은 예측할 수 없는 장면이 많은 공포영화를 보면서 무서움과 재미를 동시에 느낀다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