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에너지 등가원리는 핵물리학 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마침내 핵물리학자들은 우라늄을 사용하여 핵분열을 일으키면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인간은 위대한 발견을 인류의 발전에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은 이를 인류 전체를 파멸시킬 수 있는 핵폭탄으로 발전시켰다. 즉, 20세기의 인류는 원자력발전과 핵폭탄의 갈림길에서 핵폭탄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였다. 그 결과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투하되어 총 21만 명이 죽고, 70여년이 지난 2016년에도 핵폭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청년기고]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위험의 본질은 인간이다
홍민준 가톨릭대 국제학부 3학년
히로시마 원폭투하로부터 71년이 지난 지금, 인류는 인공지능을 두고 갈림길에 섰다. 2016년 현재, 인공지능의 상용화가 머지않았다. 이미 많은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윤리적인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이다. 실제로 ‘킬러로봇’이라 불리는 자율살상무기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지시 없이 표적을 선택해서 공격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체계로서 반윤리적이다.
1930년 대, 핵물리학 연구가 에너지 문제 해결이 아닌 핵폭탄이라는 무기로 이어진 것은 인간의 선택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자율살상무기의 등장 또한 인간의 선택에서 비롯되었다. 즉, 대부분의 반윤리적인 문제는 인간의 선택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고 경계해야할 것은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등장이 아니라 인간의 폭력성과 반윤리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AI시대에 등장할 반윤리적인 행위를 방지하기위한 국내적인 법안과 국제적인 합의는 없다. 따라서 현 상태로 AI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면 인류는 반윤리적인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71년 전 히로시마의 비극이 21세기에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아인슈타인은 ‘기술의 진보는 마치 병적인 범죄자의 손에 든 도끼와 같다.’고 말했다. 윤리적인 사회시스템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기술진보는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인류를 파멸로 몰아가는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개별국가와 국제사회는 본격적인 AI시대로 진입하기 전에 인간의 선택에 따른 문제들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고심해야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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