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한국 서비스 안 되는 건 구글에 지도 반출 안 한 정부 때문?

입력 2016-07-15 10:36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GO)’가 한국에서 서비스 안 되는 이유는 구글의 요청에 정부가 지도 반출을 거부한 것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뉴질랜드 등 3개국에서 출시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 고는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한국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위치정보(GPS)를 기반으로 게임 구역을 설정하는 이 게임에서 국내 대부분 지역은 서비스 불가 지역이다.
일부 언론은 포켓몬 고가 게임 불가 지역으로 분류된 이유를 한국 정부가 구글의 지도 요구에 거절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구글은 지난달 2일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허용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했다. 한국 정부는 국내 지도가 해외 서버에서 활용될 경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구글의 요청을 거절했다. 구글은 현재 국내 기업인 SK플래닛이 만든 지도를 사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은 15일 “포켓몬 고는 정밀 지도 데이터가 필요한 게임이 아니다”라며 “국내 서비스가 안 되는 건 구글의 지도 요청에 한국 정부가 거부한 것과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포켓몬 고는 구글의 지도를 활용하지 않는다. 대신 포켓몬 고 개발사인 나이앤틱(Niantic)이 2014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 ‘인그레스(Ingress)’의 지도데이터를 활용한다. 인그레스는 포켓몬 고와 마찬가지로 GPS와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게임이며 포켓몬 고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게임이다. 인그레스는 현재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포켓몬 고 서비스가 안 되는 이유는 구글 지도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단지 나이앤틱이 한국을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분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이앤틱은 지역에서 수신되는 GPS 신호 수신을 켜고 끄는 방식으로 서비스 지역과 비서비스 지역을 구분해 운영하는데 한국에선 GPS 신호 수신을 끈 것이다.
사진1. 포켓몬 고 서비스 권역

그럼 강원도 속초와 울릉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왜 포켓몬 고 서비스가 가능한 것일까. 포켓몬 고 운영 방식을 보면 그 궁금증이 풀린다. 포켓몬 고는 사진1에서 보듯 전 세계를 6개 권역(북부(NR), 아메리카(AM), 아프리카(AF), 아시아(AS), 태평양(PA), 남부(ST))으로 분류해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 대부분이 속한 AS는 비서비스지역인 데 반해 NR은 서비스 지역이다. 세부적으로는 사진2처럼 마름모꼴로 구역을 나눈다. 그런데 강원도 속초·양양과 울릉도는 AS 지역이 아니라 NR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포켓몬 고 서비스 GPS 수신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사진2. 나이앤틱의 한국 서비스 권역 구분 방식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