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포켓몬 고 서비스가 안 되는 일은 구글 지도반출 불허 때문이 아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분단국가에서 웬 포켓몬 고 플레이인가” “한국은 구글 지도 서비스 반출이 안 돼 플레이할 수 없다” 등 의혹에 대한 공식 반박인 셈입니다.
국토부는 14일 자료를 내고 “포켓몬 고는 GPS 기능을 활용한 위치기반 게임으로 정밀 지도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구글에서 요청한 지도 반출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이유로 2가지를 들었는데요. 바로 포켓몬 고를 개발한 나이엔틱에서 2014년 출시한 위치기반 게임 인그레스가 포켓몬 고와 같은 지도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서비스 중인 것과 강원 영동 북부와 울릉도 등의 지역에서 게임이 가능한 것을 꼽았습니다.
당초 “포켓몬 고 서비스가 구글 지도반출 불허 때문에 안된다”는 몇몇 보도와 소문이 잇따르자 “한국에서만 왜 게임이 안되느냐”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하지만 개발자인 나이엔틱 측이나 퍼블리셔인 닌텐도 고 측에서 정확하게 “지도반출 불허 때문에 한국에서 게임 서비스가 될 수 없다”는 발언을 한 적은 없습니다.
지난해 인그레스의 아트 총괄이사인 황정목씨가 인그레스를 한국에 소개하며 “지도 데이터가 해외로 반출이 안 되는 한국에서는 주요 건물 등이 음영으로 처리됐다”고 말한 것이 와전된 셈입니다. “음영 처리됐다”는 표현은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말과는 전혀 다른 표현입니다.
또 나이엔틱이 서비스 지역에서 한반도 대부분을 마름모꼴로 제외하고 있다는 점이 근본적인 게임 플레이 불가의 이유가 됩니다. 그런 이유에서 속초나 양양, 울릉 등은 GPS 수신을 막아놓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 자체는 즐길 수 있습니다.
포켓몬 고가 플레이되지 않는 데는 좀 더 정치적인 이유가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2010년 구글은 국내 지도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했으나 허가받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2014년 지도의 외국 반출과 관련된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구글은 지난달 또다시 지도 반출을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중요 안보시설을 삭제할 것을 내걸었고 구글은 이를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게임에서까지 애꿎은 정치 문제를 들여야 할까요? 국토부는 “포켓몬 고는 정밀 지도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는 문구를 관련 해명자료 가장 앞부분에 내걸었습니다. 혹 구글 측이 한반도의 지도 반출 여부를 논하기 위해선 동해의 일본해 표기 같은 여론의 문제부터 해결해나가는 게 게임 GPS를 막는 것보다는 우선순위일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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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