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전자파 정말 유해한가? 군사전문가 말 들어보니…

입력 2016-07-15 01:48 수정 2016-07-15 12:01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논란이 뜨겁다. 특히 사드 배치 지역으로 확정된 경북 성주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드 참외 논란 등 전자파 관련 공포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에 대해 “레이더는 마을보다 400m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그곳에서도 5도 각도 위로 발사되기 때문에 지상 약 700m 위로 전자파가 지나가게 된다”며 “그 아래 지역은 오히려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 없는 안전한 곳”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안전하다고 밝혔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보를 차단해온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른 네티즌들은 “전자파가 유해하다면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부터 없애라”며 무해하다는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사드 전자파 논란이 거세지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무기전문가인 군사전문지 월간 ‘플래툰’ 홍희범 발행인 겸 편집장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사드에 관한 분명한 팩트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며 ‘사드, 어디까지 사실일까’라는 글을 온라인매체 허핑턴코리아에 기고했다.

홍 편집장의 장문의 기고문 중 전자파 관련 내용만 떼어냈다.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는 치명적?

사드를 반대하는 쪽의 또 다른 논리는 사드의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인해 그 일대 수 km범위가 '죽음의 땅'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일단 고출력 전파장비에 일정한 위험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파의 '죽음의 땅' 논리는 객관적으로 볼 때 심각한 비약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당장 현재 사드가 배치된 일본이나 괌 등의 레이더 기지 주변에는 버젓이 민가나 관광지 등이 있지만 이 전자파 문제로 '죽음의 땅'이 되고 있지는 않다. 심지어 일본의 사드 배치 지역인 교가미사키 지역에는 사드 레이더에서 1~2km이내에 꽤 많은 주민이 사는 마을이나 관광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전파가 위험해 사람 출입이 차단되는 범위가 3.6km라는 반대파의 주장과는 상당히 배치된다.



사실 사드용 레이더의 전파를 사람이 위험할 수준으로 쐴 가능성은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배치된다면 매우 낮다. 일단 사드의 레이더는 고지향성이다. 즉 전파가 발사되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고 그 범위 밖에서의 전파 영향은 범위 안과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드의 레이더 전파는 위에서 떨어지는 탄도탄 탐지라는 목적과 안전의 두 가지 이유 때문에 5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사람 출입이 안되는 3.6km의 범위라는 것도 전파를 직접 쐬는 범위 안에 들어갈 때 이야기인데, 실제로는 그 범위의 사람 사는 지면에 전파를 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이다.



특히 사드용의 TPY-2레이더와 출력과 특성 면에서 제법 비슷한 이스라엘제 슈퍼 그린파인 레이더는 이미 국내에 도입되어 운용 중인데 지금까지 이것이 논란이 된 일은 없다. 오히려 아무도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절대 위험범위는 슈퍼 그린파인 쪽이 500m 이상으로, 100m인 TPY-2보다 더 넓다. 사드 레이더 전파의 위험성이 반대 측에 의해 필요 이상으로 과장-왜곡되어 퍼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