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성수(聖水)’ 받으세요”…갠지스강물 판매 나선 인도 우체국

입력 2016-07-15 04:45
인도 우체국이 힌두교에서 성스러운 강으로 불리는 인도 북부의 갠지스강물을 페트병에 담아 배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가잘(Gangajal)이라 이름 붙여진 이 물은 갠지스강을 끼고 있는 강고트리와 리시케시 두 지점에서 병에 담겨진 후 전국 각지로 배달된다. 이 ‘성수’는 온라인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리시케시에서 담긴 물은 200㎖에 0.22달러(약 252원), 강고트리 물은 약 427원에 판매된다.


갠지스강물을 담은 페트병. BBC방송 홈페이지 캡쳐


힌두교에선 이 강을 신성시 해 ‘마더 갠지스(Mother Ganges)’라 부르고 숭배하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오염돼 있다. 각종 공업 쓰레기가 흘러들어오는 데다 인도 사람들이 강가에서 매일 시체를 태우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재 등이 섞여 마실 수 없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대대적인 정화작업을 약속했지만 현지 환경보호감시단체는 큰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이 지역 주민들이 성수를 갖기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물을 판매한 적은 있지만 우체국에서 계획적으로 대형 사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체국은 정수 과정을 거쳐 이 물을 판매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물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하지만 향후 판매량은 장담하기 어렵다. 기존에 이 물을 판매해왔던 사업가 수브라타 칸씨는 BBC에 “정수한 물을 판매했지만 오히려 주문량이 떨어졌다”며 “사람들이 깨끗한 갠지스강을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아 우리는 정수하는 과정을 없앴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